트립 (2021)
I ONDE DAGER , THE TRIP
이거.. 볼만 한가? 싶을 때 체크리스트 5
1.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여배우를 인상 깊게 봤다.
2. 코믹, 잔혹이 공존하는 영화를 좋아한다.
3. 다소 잔인한 거라도 상관없다.
4.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가 좋다.
5. 킬링타임용 영화를 찾고 있다.
만약 체크리스트가 어느 정도 맞다면 보는 걸 추천
트립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분노만 남은 결혼 생활. 부부는 서로를 죽이려는 계획을 숨기고 외딴 산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진짜 적은 서로가 아니었으니. 그곳에서 더 큰 위험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www.netflix.com
※ 주의 : 아래 리뷰에는 스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리뷰는 지극히 제 개인적인 감상이며
보시는 분의 의견과는 다소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리사가... 거기서 등산하러 가겠대요. 그냥 산으로 들어갈 거래요. 혼자.
근데 너무 위험하잖아요. 눈도 쌓여있고 길도 얼었고. 그래서 제가 위험하다고 했어요.
라스는 아버지가 있는 요양원에 찾아간다.
그리고 아내인 리사의 안부를 묻는 아버지에게
주말에 같이 별장에 쉬러 가기로 했다면서 묻지도 않은 말까지 횡설수설 주절거린다.
마치 아내인 리사에게 위험한 일이 일어날 것이 정해져 있고,
나는 말렸지만 그녀가 고집을 부려 직접 위험으로 걸어 들어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
차후 누군가에게 증언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아주 수상스럽게 말이다.
그리고 그는 대형마트에 들러 여러 수상한 도구들을 사서 아내를 픽업하러 떠난다.
-사냥? 네가?
-그래. 나 총 싫어하잖아? 라스가 이러는 거지.
'리사, 같이 할 수 있는 게 있어'
리사는 친구와 만남을 가진다.
그리고 남편인 라스와 별장에 가기로 한 주말 계획을 말하고,
갑자기 그가 사냥을 가자고 했다면서 라스와 거의 비슷하게,
하지만 조금 더 자연스럽게 친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또 슬쩍 어필한다.
그녀 또한 뭔가를 대비해 알리바이를 만들어놓는 것처럼 뭔가 수상하다.
첨언을 하자면, 그녀는 <월요일이 사라졌다>에서 1인 다역을 소화해냈던 누미 라파스다.
매력적인 페이스와 뛰어난 연기력, 거기에 <월요일이 사라졌다>를 꽤나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이 영화에 관심이 더 생긴 것도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산 속 별장으로 떠난다.
차에 앉은 두 사람의 모습은 누가 봐도 어색하고 이상하다.
언뜻 보면 신혼이 지나 무덤덤해진 부부 같지만,
차라리 서로 초면인 두 남녀를 데려다 놔도 이것보다는 낫겠다 싶을 정도다.
서로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맞지 않은 퍼즐을 억지로 끼워 맞춘 것처럼 거슬리고
나름대로 어색함을 풀기 위해 건넨 말도 말다툼의 시발점이 되어 버린다.
그렇게 별장에 도착한 두 사람.
남편은 고기를 굽고 아내는 버섯을 다듬기 시작한다.
스테이크에 와인도 준비해 이제야 부부다운 로맨틱함을 보여주는가 싶다가도
결국 서로에게 쌓인 앙금이 많은 두 사람은 오래된 마룻바닥처럼 삐걱 인다.
호수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배경에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흐린 하늘이,
두 사람의 사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으면서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게 부부다.
그래서 서로에게 살의를 품은 것을 안 순간,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 서로를 죽이려고 온 힘을 다한다.
문득 어느 드라마에서 본, 시궁창과 같던 이혼 과정이 생각났다.
분명 너무 사랑했고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어서 결혼했는데
그 과정에서 이 사람을 알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 했던 노력과 정보들이
이제는 상대를 파멸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아이러니함들이 말이다.
어쨌든 두 사람은 치열하게 노력한다. 서로를 죽이기 위해.
하지만, 역시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우연과 실수들이 얽히고설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고야 만다.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에 의해 발생하는 우연과 사고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트럭이 내리막길을 내달리는 것처럼 완전히 두 사람의 통제권을 빼앗는다.
그런데 참 어이없게도 누군가가 죽고 피칠갑이 되는 잔인하고 심각한 장면에서도
픽, 하고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개그와 아이러니함이 재미있다.
물론 좀 더 예전이었다면 너무나 신선하게 느껴졌을 장면들이
이제는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시도했던 것들이기 때문에,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영화는 지루한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감정선을 자세히 표현하려다 보면 늘어지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그러한 부분 없이도 주인공들과 등장인물들에게 감정 이입하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다.
또한 여러 사건사고들이 심하게 억지스럽지 않게 연출이 된 부분도 참 좋았다.
끝부분에 이르러서 두 사람은 초반에 식사 장면으로 나온 똑같은 장소에서 대화를 한다.
다만 앉은 자세가 다르다.
나에게는 이 연출이 식탁처럼 보여주기 식처럼 가식적으로 연출된 곳이 아니라
서로 편한 자세로 자신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 또한 부부의 심리적, 감정적 변화가 배어있는 좋은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리사 역을 맡은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누미 파라스를 포함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코믹함과 잔혹함에 가려질 수 있었던 미묘한 감정선을 잘 살린 연출. 그리고 지루하지 않은 스토리.
오랜만에 참 재미있는 영화를 봤다,라고 말할 만큼 꽤나 괜찮은 영화였다.
조금만이라도 지루하면 즉시 핸드폰을 꺼내는 내가 113분 동안 눈을 떼지 않고 본 영화였으니까.
리뷰를 마치며
공포, 그리고 코미디.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 장르의 나열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공포와 코미디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버무림이 참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잔인한 것에는 그다지 감흥이 없기 때문에 공포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고, 만약 잔인한 것에 약한 사람이라면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같은 장면들이 몇 있긴 했다.
하지만 아주 심각한 정도는 아니니, 너무 겁먹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킬링타임용으로 봐도 좋고,
또는 부부의 감정선을 타고 생각을 깊게 하면서 봐도 나쁘지 않은 영화.
주변인이 넷플릭스에 볼만한 영화를 물어본다면, 자신 있게 추천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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